계산식과 예시는 재고회전율 계산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은 숫자가 나온 다음 무엇을 할지를 다룹니다.
업종 평균을 찾는 건 대체로 헛수고입니다
"도매업 평균 회전율" 같은 숫자를 찾아 비교하고 싶어지지만, 공개된 통계는 표본과 산출 기준이 제각각입니다. 매출원가 대신 매출액을 쓴 자료도 섞여 있고, 평균재고를 기말 한 시점으로 잡은 것도 있습니다. 기준이 다른 숫자끼리 비교하면 결론이 반대로 나올 수 있습니다.
같은 업종이라도 사정이 다릅니다. 수입품을 다뤄 조달에 두 달 걸리는 곳과 국내에서 주 단위로 받는 곳은 적정 재고 수준 자체가 다릅니다. 비교 대상은 남이 아니라 지난 분기의 나입니다.
기준선은 이렇게 잡습니다
- 최근 4개 분기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합니다. 매출원가 기준, 평균재고는 기초·기말 평균으로 통일합니다. 기준이 섞이면 추이 자체가 거짓말이 됩니다.
- 계절성을 감안해 전년 같은 분기와 비교합니다. 성수기 직전에 재고를 쌓는 업종이라면 그 분기의 낮은 회전율은 정상입니다.
- 추세를 봅니다. 절대값이 3회든 8회든, 네 분기 연속 내려가고 있다면 그게 신호입니다.
전체 숫자 하나로는 원인을 못 찾습니다
가장 흔한 상황이 이겁니다 — 전체 회전율은 나쁘지 않은데 자금은 계속 재고에 묶여 있습니다. 잘 나가는 품목이 평균을 끌어올려 문제를 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품목별로 쪼개 보면 보통 이런 그림이 나옵니다.
손을 대야 할 곳은 마지막 줄입니다. 전체 평균을 0.5회 올리려 애쓰는 것보다, 묶인 금액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수 품목을 처리하는 편이 현금 흐름에 훨씬 크게 작용합니다.
원인을 좁히는 순서
1. 안 팔리는 건가, 너무 많이 들여온 건가
같은 "회전율 낮음"이라도 대응이 정반대입니다. 출고는 꾸준한데 재고가 쌓였다면 발주량 문제고, 출고 자체가 멈췄다면 수요 문제입니다. 품목별 출고 이력을 월별로 펼쳐 보면 금방 갈립니다.
2. 언제부터 그런가
특정 시점부터 출고가 끊겼다면 대체품 등장, 거래처 이탈, 시즌 종료 같은 사건이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원인이 사건이면 재고를 줄여도 근본 해결이 안 됩니다.
3. 장부가 현실과 맞나
의외로 흔한 경우입니다. 실물은 이미 나갔는데 출고 기록이 빠졌거나, 파손·폐기를 장부에 반영하지 않아 있지도 않은 재고가 회전율을 끌어내리는 상황입니다. 개선책을 찾기 전에 재고 실사로 장부와 실물을 맞춰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실제로 올리는 방법
- 발주 주기를 줄입니다. 한 번에 3개월치를 받던 것을 월 단위로 나누면 평균재고가 내려갑니다. 단가 할인과 묶이는 자금을 저울질해야 합니다.
- 안전재고를 다시 계산합니다. 몇 년 전 감으로 잡아 둔 수치가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리드타임이 짧아졌다면 안전재고도 줄일 수 있습니다.
- 정체 재고는 값을 깎아서라도 털어냅니다. 창고에 두는 것도 비용입니다. 장부상 손실이 부담스러워 미루면 다음 해에 더 큰 손실로 돌아옵니다.
- 신규 품목 도입 기준을 만듭니다. 정체 재고는 대개 "일단 들여와 보자"에서 시작합니다.
흔한 오해 — 높을수록 좋다
회전율만 쫓으면 재고를 계속 줄이게 되고, 어느 지점부터는 품절이 납니다. 품절은 그 자리에서 매출이 사라지는 데다 거래처 신뢰까지 깎습니다. 회전율은 품절률과 함께 봐야 하는 지표입니다. 회전율이 올랐는데 품절이 늘었다면 개선이 아니라 이동일 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업종 평균 재고회전율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공개된 업종 평균은 표본과 산출 기준이 제각각이라 그대로 갖다 쓰기 어렵습니다. 같은 도매업이라도 취급 품목과 조달 리드타임에 따라 적정 수준이 크게 다릅니다. 남의 숫자보다 내 사업장의 분기별 추이를 기준선으로 삼는 편이 훨씬 유용합니다.
전체 회전율은 괜찮은데 자금이 계속 묶입니다. 왜 그런가요?
전체 평균이 잘 팔리는 품목에 가려진 경우입니다. 품목별로 쪼개 보면 대개 소수의 정체 품목이 재고금액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전체 한 숫자만 보지 말고 품목별로 나눠 보세요.
회전율은 얼마나 자주 봐야 하나요?
월 단위는 시즌 영향으로 출렁여 판단이 어렵고, 연 1회는 손쓸 시점을 놓칩니다. 분기 단위로 보면서 같은 분기끼리 전년과 비교하는 방식이 무난합니다.